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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1 11:28

시로 쓰는 목회서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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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내 어릴 적 울 엄마 며칠 씩 집을 비우셨다.

섬에서 나는 김,,파래, 미역,,다시마

봇 짐 머리에 이고 육지로 팔러 다니셨다.

머리에 인 것은 해산물이 아닌 지독한 가난과 설움이었다.

 

엄마가 없는 날 난 돌담 대문가에 서서 엄마를 기다렸다.

어둠이 찾아오고 새들도 자기 집으로 돌아갈 때

난 손가락을 꼽았다.엄마 없는 하루, 이틀,,사흘.

한 손가락이 다 차는 날.그리움이 차올라 눈물이 되려고 할 때

엄마는 집으로 오셨다.꼭 오 일 만에.

 

엄마가 돌아온 날.난 엄마의 가슴에서 잠이 들었다.

엄마 없는 그리움보다 엄마의 살 냄새가 더 좋았다.

글자도 모르던 일자무식 울 엄마는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잘 알았을까

어떻게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알았을까

엄마는 언제나 지혜로웠다.

 

텅 빈 주차장에 툭 터진 길 따라 바람이 불면 흰 먼지가 인다.

그리운 한숨이다.

너른 예배당 의자에 기대자

찬 기운이 사이다처럼 내 등에 울컥함을 싸지른다.

의자에 앉았던 성도가 떠올라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따스한 그리움이다.

예수님 무덤가에서 부활의 아침을 기다렸던 막달라 마리아도 이랬을까

그리움보다 더한 주님의 얼굴과 손과 발.

 

하늘의 별들이 쏟아지고 가만히 교회마당을 도는데

빨간 십자가가 나를 내려다본다.

십자가 아래서 나는 오늘도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이가 된다.

 

*목회단상  :: 엄마가 없어서 가졌던 그리움보다 엄마를 보는 것이 더 행복했습니다.

너무 보고 싶은 내 마음을 알고 5일 만에 꼭 오셨던 엄마처럼 우리 주님이 너무 늦지 않게

오실 것을 믿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만날 날이 지연되지만,

나보다도 더 나를 잘 아시는 주님이 가장 적절한 때 우리 모두를 찾아와 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양수 위임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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